가을은 캠핑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라고들 합니다. 벌레가 줄고 낮 기온도 걷기 좋습니다. 그런데 첫 가을 캠핑에서 가장 많이 듣는 후기는 "밤에 너무 추워서 잠을 못 잤다"입니다.
산이나 계곡 근처 캠핑장은 도시보다 기온이 낮고, 해가 지면 빠르게 떨어집니다. 낮 최고기온만 보고 짐을 싸면 새벽에 고생하기 쉽습니다. 추위 대비는 바닥, 몸, 텐트 안 공기 세 곳으로 나눠 생각하면 쉽습니다.
1. 일기예보는 '최저기온'을 본다
캠핑 날짜가 정해지면 캠핑장 주소로 시간대별 예보를 확인하고, 그날 밤 최저기온을 기준으로 옷과 침낭을 고릅니다. 같은 도 안에서도 산간 지역은 몇 도씩 낮을 수 있으니, 도시 이름이 아니라 캠핑장이 있는 읍·면 단위로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바람이 강한 날은 실제보다 더 춥게 느껴집니다. 풍속 예보가 높으면 텐트를 바람이 덜 드는 쪽으로 세우고,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한 단계 더 따뜻하게 준비하세요.
2. 추위는 바닥에서 올라온다
초보 캠퍼가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이 바닥입니다. 침낭을 아무리 좋은 것으로 써도, 몸무게에 눌린 침낭 아래쪽은 보온력이 크게 줄어듭니다. 그래서 땅의 냉기를 막는 것은 매트의 몫입니다.
- 얇은 발포 매트 한 장보다, 자충 매트나 에어 매트를 함께 겹치면 훨씬 따뜻합니다.
- 매트의 단열 성능은 R값으로 표시됩니다. 숫자가 클수록 바닥 냉기를 잘 막습니다.
- 텐트 바닥 아래에는 그라운드시트를, 텐트 안에는 얇은 러그나 담요를 한 장 더 깔면 체감이 달라집니다.
3. 옷은 두껍게 한 벌보다 얇게 여러 겹
두꺼운 외투 하나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편이 체온 조절에 유리합니다. 덥으면 한 겹 벗고, 추우면 한 겹 더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겹 | 역할 | 예시 |
|---|---|---|
| 안쪽 | 땀을 빨리 말려 몸을 건조하게 | 기능성 긴팔 내의 |
| 가운데 | 몸의 열을 붙잡아 두기 | 플리스, 경량 패딩 |
| 바깥 | 바람과 이슬 막기 | 바람막이, 방풍 재킷 |
면 티셔츠는 땀이 마르지 않아 밤에 오히려 몸을 차게 만들 수 있습니다. 잘 때는 낮에 입던 옷을 갈아입고, 마른 양말과 모자를 챙기세요. 머리와 발만 따뜻해도 잠들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4. 침낭은 '쾌적 온도'를 기준으로 고른다
침낭에는 보통 여러 개의 온도가 적혀 있습니다. 그중 편하게 잘 수 있는 기준은 쾌적(Comfort) 온도입니다. 한계(Limit) 온도는 '견딜 수 있는' 수준이라 그 온도에 맞춰 고르면 춥게 느끼기 쉽습니다.
그날 밤 최저기온보다 쾌적 온도가 낮은 침낭을 고르고, 애매하다면 침낭 안에 이너 라이너나 담요를 더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5. 텐트 안 결로, 환기로 줄인다
가을밤에 아침에 일어나면 텐트 천장이 물방울로 젖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의 숨과 체온 때문에 생긴 습기가 차가운 텐트 천에 닿아 맺히는 결로입니다.
- 춥더라도 텐트의 벤틸레이션(환기창)은 조금 열어 둡니다.
- 젖은 옷이나 수건은 텐트 안에 두지 않습니다.
- 아침에 해가 들면 플라이를 걷어 텐트를 말린 뒤 철수합니다.
6. 난방기구는 '전기'부터, 불은 텐트 밖에서
캠핑장에서 전기를 쓸 수 있다면 전기요나 전기장판이 가장 간단한 난방입니다. 다만 사이트마다 쓸 수 있는 전기 용량이 정해져 있으니 체크인할 때 허용 용량을 꼭 물어보세요. 용량을 넘기면 차단기가 내려가 옆 사이트까지 전기가 끊길 수 있습니다.
가을 캠핑 추위 대비 체크리스트
- 캠핑장 지역의 밤 최저기온·풍속 확인
- 매트 두 겹(또는 R값 높은 매트) 준비
- 얇은 옷 여러 겹, 잘 때 갈아입을 마른 옷
- 모자와 두꺼운 양말
- 최저기온보다 쾌적 온도가 낮은 침낭
- 전기 허용 용량 확인, 화기는 텐트 밖에서만
가을 캠핑은 준비만 잘하면 여름보다 훨씬 쾌적합니다. 첫 가을 캠핑이라면 '조금 과하다' 싶을 만큼 따뜻하게 챙겨 가고, 다음 캠핑에서 줄여 나가세요.
글·정리 한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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